'빨간 명찰', '귀신잡는 해병', '무적 해병', '팔각모 사나이', '스웨이드 군화(일명 세무)', '돌격 머리'
해병대를 다녀오지 않았어도 해병대를 상징하는 많은 단어들을 떠올리게 된다.
대한민국 해병대는 해군 소속의 전략기동부대로, 평시에는 육상의 기지에 대기하면서 상륙작전이나 오지의 지상전투와 최근 중요시되고 있는 국지적 게릴라전을 위한 훈련에 전념한다.
창설 초기 해병대는 빈약한 소규모의 독립부대로 출범했지만, 6·25전쟁 이전의 공비토벌작전과 6·25전쟁중의 인천상륙작전, 베트남전에 한국군 전투부대의 선진으로 참전하는 등 괄목할 만한 전과를 올렸다.
각종 전투와 한반도 서부전선 방위에서 '귀신 잡는 해병', '무적해병' 등 수 많은 무용담과 일화를 남긴 해병대!!!
지난 8월 태양보다 붉고 뜨거웠던 해병신병들의 열정이 가득했던 해병대 교육훈련단을 찾아가 보았다.
전 군을 막론하고, 군대내에서 엄격한 군기가 요구되고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곳... 사격장!
과도한 긴장이나 사소한 방심이 자칫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평생 처음 총을 만져보는 신병들을 대하는
교관과 조교의 눈빛은 평소보다 날카로워지고 위엄한 목소리는 더더욱 귓속에 박힌다.
입대 2주차 신병...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 교훈단에 도착하자마자 사격장으로 이동하여 신병들을 본 순간
'스님 예비군 훈련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_-;
더운 날씨에 바싹 밀어 놓은 머리가 은근히 복장과 어울리는 회색빛을 발하고 있었고,
조교들의 엄정한 통제 속에 자신의 사격순서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었다.
이날 해병대 신병들의 사격장에서의 이동자세는 특이한 모습을 띄고 있었다.
보통 '앞에총', 이나 총열을 어깨에 기대는 '어깨총' 자세를 생각했는데,
특이하게도 총구를 하늘로 향한 상태에서 개머리판을 어깨에 올려놓은 자세로 이동하고 있었다.
사격장 입구에 도착한 신병들은 교관이 나누어 주는 20발의 실탄을 수령하고,
사격장에 오르기 전에 마지막으로 교관들은 안전교육과 함께 올바른 사격자세와 방법을 신병들에게 숙지시킨다.
사로에 들어선 신병은 통제관의 안내 방송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표적판을 향해 총구를 겨눈다.
사격교관은 혹시 모를 신병들의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사격자세 교정, 타겟 위치에 대한 조언 등을 임무를 수행한다.
이날 신병 사격의 20발 중 10발은 방독면 사격으로 이뤄졌다.
사로 바로 옆에 파여진 사격호에서 신속히 방독면을 착용하고 다시 통제관의 안내와 교관의 통제 속에 10발의 사격을 실시했다.
사격이 끝난 신병들은 자신의 탄피를 챙기고 사격장을 나서면서 최종적으로 교관의 통제속에서 다시 한 번 약실검사 등 안전을 확인한다.
사격을 마치고 생활관으로 돌아온 신병들의 총기 수입!
<순검의 목적>
"순검은 그날의 최종과업으로써 인원의 이상유무 취침상태 청결정돈 및 명일의 전투준비를 갖춤에 있어서 만전을 기함에 있다."
해병대의 상징의 하나로
산천초목이 떤다는 "순검" 시간...
순검은 일반적인 군대에서의 일석점호와 유사한 해병대만의 전통으로 생활관 청소 상태, '순검의 목적', '해병의 긍지', '60미리 박격포 브리핑' 등 암기사항 점검 등으로 이루어진다.
지난 2006년 2월 "장병들에게 공포감을 주고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폐지되었다가
'해병대의 전통과 정신을 말살하는 것'이라는 예비역들의 반발로 2007년 1월 부활했다.
다만 순검 방식을 일부 개선해 지휘관이 직접 주관하는 '통제형 순검'을 매주 1~2회 실시하고,
나머지는 병사 대표인 생활반장이 자율적으로 하는 '확인형 순검'을 시행하고 있다.
다음 날 아침, 해병대 교육훈련단내에 있는 실내전투수영장에서 신병들의 전투수영 훈련이 진행되었다.
지난 2005년 신축된
상승관이라는 이름의 이 건물에는 실내 체육관, 체력단련실, 수영장 등이 있어서 악천후와 같은 기상 제약에서 벗어난 내실있는 훈련이 이루어지고 있다.
소총까지 동여맨 완전군장을 물에 띄우고 군장에 의지한채 신병들은 두 다리로 물길을 가른다.
수영에 익숙한 사람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수영을 못한다고 해서 열외할 수 없는 과정이다.
수영을 하고 못하고는 개인능력차가 있지만, 동등한 조건과 대우로 훈련병들을 대해야 하는 조교들의 눈빛과 목소리는 엄격하기 그지없다.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예비해병들에게는 적당한(?) 동기부여가 주어진다. ^-^;
실내수영장에는 국제규격인 길이 50m 10레인 외에 4개의 다이빙대가 구비되어 있으며 해상에서와 같은 강도높은 훈련이 이루어 지고 있다.
해병대 신병훈련소에 입소한지 3, 4주차는 인내 과정으로, 단체성과 협동심을 함양하기 위한
강도높은 체력훈련을 통해 전투체력을 완성해 나간다.
흔히들 몸과 맘이 같이 상한다는 목봉체조!!!
무거운 목봉을 이용해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부위의 근육에 극한의 피로도가 몰려오고,
내 앞 뒤의 동기가 과연 나와 같은 힘들 들이고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하면,
'야~! 너 안들어?! 임마~!'를 외치게 되는... ㅡ.ㅡ; 최악의 체력단련 과정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해병대에서만 볼 수 있을 듯한 훈련으로 체력적 부담보다 심리적 부담이 더한 목봉과 함께 쌍봉을 이루는 격투봉훈련!
전시 상륙작전을 주 임무로 하는 해병대이기에 후방 아군의 전력과 단절되어 지원이 불가능한 경우 백병전을 대비해
신병훈련소에서부터 격투봉훈련을 통해 개인 전투능력을 배양시킨다.
보통 외나무다리에서 떨어뜨리는 형태의 훈련을 하지만, 이날은 평지에서 원을 그려놓고 K1에 육박하는 난타전이 벌어졌다.
심판인 교관이 중지를 선언할 때까지 치고 박는 대련이 참 인상적이었다.
더욱이, 대련 중인 소대원을 응원하면서 다져지는 전우애와 소속감에 절로 미소가 번지기도 했다.
해병대의 상징인 붉은색으로 통일한 체육복을 입은 해병대 훈련병들의 얼굴이 찌는 듯한 폭염에 익어 붉어지고,
늦은 오후 하루 일과가 끝나가는 해병대 교육훈련단의 하늘도 해병대의 상징처럼 붉게 물들고 있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그곳은 정예 해병대원으로 다시 태어날 신병들의 마르지 않는 땀과 열정이 가득한 곳이었다.